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크리스마스의 설렘과 감사 그리고 가족에 대한 그리움들로 하루 하루 채우져가는 12월에 독생자를 보내어 우리를 구원하신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가 여러분의 삶에 가득하기를 기도합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요 12:24
지난 주 저희는 친한 벗이며, 동역자인 James Poarch(37) 선교사의 소천 소식을 들었습니다. 저희와 함께 부족선교사 훈련을 받고 인도네시아에 같은 날 입국해서 보루네오의 부족 선교사역을 위해 함께 동역했던 동생과 같은 선교사였습니다. 어제 저녁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주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보루네오 정글의 ‘다안’부족 마을에서 성경을 번역하며 주님의 몸된 교회를 세워나가던 이름 없는, 늘 미련하게 주기만 하던 바보 선교사 였는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부름을 받고 가니 너무 슬프고 또 마음이 무겁습니다. 제임스 선교사가 뿌린 복음의 씨앗이 ‘다안’ 부족에서 많은 열매로 주님께 돌아오기를 기도해 주십시오.
부족선교사로 가장 힘든 시기는 언어를 배우며 준비하는 처음 3년 정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마음은 속히 복음을 전하여 영혼들을 구원하고 싶지만, 말이 통하지 않으니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1년, 2년 주변의 부족 영혼들이 복음을 듣기 전에 세상을 떠나는 것을 보는 것 만큼 저희를 힘들게 하는 것도 없습니다. 세상 어디에서도 사용할 수 없는 언어를 배우기 위해 부족 마을에 들어와서 3년의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누가봐도 엄청난 낭비다, 차라리 그 시간과 노력으로 말이 통하는 다른 곳에서 사역을 한다면 더 많은 열매를 거둘수 있을텐데 라는 비판을 받을 때는 힘든 낙심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너무 오지라 어렵다고, 비 효율적이라고 이런 저런 이유로 외면하고 전하지 않기에 오지의 부족 영혼들은 한번도 복음을 들어보지 못하고 2천년을 기다려 오고 있습니다. 세상이 화려한 크리스마스의 분위기에 취해 있을 때 세상의 모든 관심으로부터 소외되어 가장 어둡고 두려운 흑암속에서 하나, 둘 소망 없이 꺼져가고 있는 것을 저희는 매일 바라보고 있습니다. 비록 부족하고, 연약하지만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동안 저희는 오지 부족 영혼들에게 그들의 언어로 정확하게 하나님의 구원의 복음을 전하고 주님의 교회를 세워나가는 일에 헌신하려 합니다. 그리고 이일을 함께 이루어 가시는 동역자 여러분들이 있기에 오늘도 모롭언어 공부에 전념하게 됩니다.
지난 달, 5년 비자연장을 위해 쎈따니에 다녀왔습니다.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어서 5년짜리 비자를 발급받았습니다. 앞으로 5년 간은 인도네시아 파푸아에서 부족선교사역을 할 수 있는 허락을 정부로부터 받은 것입니다. 작은 일 같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선교사들이 비자문제 때문에 고민하고 고생하는 것을 알기에 여러분의 기도와 후원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2014년 3월 말에는 언어 제 2단계 평가가 있고, 그 후 1500시간을 더 공부한 후 제 3단계 그리고 1000시간을 더 공부하면 마지막 4 단계를 통과하게 됩니다. 2015년 상반기에 부족 언어를 다 마치게 될 것으입니다. 부족어 습득을 마치면 문자교육과 복음전도를 위한 성경번역 그리고 성경교육 교재를 부족어로 만들어 부족에 성경을 가르치는 준비를 해야합니다. 부족에 복음이 전해지고 교회가 세워지기 까지는 큰 방해가 없으면 앞으로 2년이 더 걸리게 됩니다.
어떤 채소들은 씨를 뿌린지 한 달이면 수확해서 먹을 수 있는 것들도 있지만, 우리가 즐겨먹는 과일들 대부분은 씨를 뿌리고 수 년을 공들여 가꾸어야만 귀한 과실을 우리에게 돌려주지요. 오지 미전도종족 교회개척사역은 이러한 과일나무를 심고 거두는 과정이라고 저희는 생각합니다. 오랜시간 인내와 수고로 공들이지 않고는 절대 얻을 수 없는 영혼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의 모든 것이 손끝에서 쉽고 빠르게 만들어지는 현대를 살아가기에 인내하고 수고하며 뿌리고 거두어야만 하는 것들에 대하여 잘못된 생각들로 가득함을 봅니다. 선교사와 후원 교회등 동역자들 모두의 수고와 인내를 통하여 부족 마을에 주님의 교회가 세워지는 열매를 거두게 될 것이라고 저희는 믿습니다. 그리고 이 일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신다고 확신합니다.
12월 20일 요한이와 세은이가 부족 마을로 들어옵니다. 학교가 겨울 방학에 들어가면서 마을에 들어와 저희와 함께 지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김혜진 선교사는 오래전부터 아이들이 들어오는 날을 세고 있습니다. 훌쩍 자라버린 아이들이 부족 마을에서의 생활을 잘 하며, 신앙이 자랄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앞으로 하나님께서 저희 아이들을 어떻게 인도하실지는 모르나 바른 신앙인으로 많은 사람들을 도우며 섬길 수 있는 사람들도 자라도록 저희는 늘 기도하고 있습니다.
멀리 떨어져 있지만 늘 기도가운데 저희 가족과 부족 영혼들을 위해 중보해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귀한 선교헌금으로 사역을 위해 후원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인도네시아 파푸아 모롭 부족에서
이지성, 김혜진 (요한, 세은, 세라) 올림